
캐나다 에드먼턴에 위치한 성정하상 천주교회를 방문해주신 여러분을 진심으로 환영합니다.
중국의 시성(詩聖)이라고 불리는 두보(杜甫)의 대표적인 시 “춘야희우”(春夜喜雨)는 봄날의 반가운 비를 소재로 하는 시입니다. 이 시는 “호우지시절”(好雨知時節)로 시작하는데, 이 문장의 뜻은 “좋은 비는 그 내릴 때를 안다”라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. 여러분께서 우리 교회를 찾아오신 것은 어쩌면 가물에 단비 오듯 시의적절하고 필요한 때에 예수님의 제자됨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라고 생각합니다. 1977년 에드먼턴에 거주하는 초창기 교우들의 염원을 담은 첫 미사를 드린 이래로, 에드먼턴 한인 공동체는 신앙으로 일치되고 이웃들에게 나눔을 실천해오며 성장해왔습니다. 그리하여 겨자씨가 자라나 새들이 깃들일 수 있는 그늘을 마련해주듯이 (마르코 4,32), 건실하고 모범적인 신앙 공동체로 에드먼턴 안에서 인정받고 있습니다.
한 나무가 견뎌온 시간은 나이테가 그리고 있는 결을 통해 드러나듯이, 성 정하상 천주교회는 50여년이라는 긴 역사 속에서 교포들의 헌신과 땀으로 그려진 믿음의 나이테를 간직하며 계속하여 이 땅 위에 신앙의 역사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. 신뢰와 믿음 안에서 무성한 열매를 맺는 무화과나무로 성장하고 있는 우리 교회로 여러분을 초대하며, 하느님 나라 건설을 위한 동반자가 되어줄 것을 부탁드립니다.
“하느님의 뜻을 실행하는 사람이 바로 내 형제요 누이요 어머니다” (마르코 3,35)
본당 신부
조승준 야고보